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채무변제가 어려워졌다고 해서 곧바로 법인파산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파산보다 법인회생이 필요한 경우를 판단하기 위한 첫 번째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권용민 변호사
ㅡ 대한변협등록 도산(기업회생/파산) 전문
ㅡ 대한변협등록 행정 전문
채무를 감면하거나 변제기를 연장하는 등 채무구조를 조정하여 정상적인 영업과 채무변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절차입니다. 사업의 수익성과 경제적 가치를 유지합니다.
사업을 청산하고 개별 재산을 처분하여 채권자에게 배분하는 절차입니다. 사업조직이 해체되고 기업가치가 소멸합니다.
파산과 회생 중 어느 절차가 적합한지를 판단하려면 현재의 채무액만 볼 것이 아니라 다음 사항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사업 자체에서 정상적인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이 창출되는지 여부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중 어느 쪽이 더 높은지 비교
채무조정 후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를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지 여부
지급곤란이 구조적 부실인지 일시적 유동성 부족인지 구별
파산보다 회생이 필요한 가장 전형적인 경우는 사업 자체에서는 정상적인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이 발생하지만 과도한 금융채무와 이자부담으로 지급곤란에 빠진 경우입니다.
제품 생산·판매에서는 정상적인 이익을 얻고 있는 수익성 있는 사업 운영
과거 사업확장을 위한 금융차입이나 공장·설비 취득 과정에서 발생한 원금과 이자부담으로 전체적인 현금흐름이 악화된 경우
영업에서는 이익이 발생하지만 과도한 원금과 이자 지급으로 현금이 소진되어 정상적인 채무변제가 어려워진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34조는 '사업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경우'에도 회생신청을 허용
정상적인 영업에서 이익과 현금이 발생하고 있는데 과도한 금융채무, 만기집중 또는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사업 자체를 청산하는 법인파산보다 채무구조를 조정하는 법인회생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이 사업 자체의 부실에서 발생한 경우라면 회생절차를 통한 채무조정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파산을 포함한 다른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회사가 사업을 중단하고 부동산, 기계, 재고자산 등 개별재산을 처분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가치입니다.
대법원 2002그121 결정은 청산가치를 파산적 청산을 통해 개별재산을 분리·처분한다고 가정한 처분금액으로 정의하였습니다.
회사를 해체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함으로써 앞으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것입니다.
대법원 90마954 결정은 재산가액 평가 시 기업의 계속을 전제로 한 객관적 가치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기업에는 토지나 기계 같은 유형자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를 파산시켜 사업조직을 해체하면 개별재산 자체는 남더라도 다음 요소들이 결합하여 발생시키던 기업가치는 소멸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 구축한 거래처 관계와 영업 네트워크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과 지식재산권
시장에서 인정받은 브랜드 가치와 사업 인허가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핵심 인력과 수주실적
채무감면·변제기 연장·출자전환 등을 통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채무를 조정한 뒤 회생계획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경우 파산보다 법인회생이 적합합니다. 다음의 예를 통해 살펴봅니다.
과도한 채무로 정상 변제 불가능한 상태
실제 감당 가능한 30억 원 수준으로 채무 조정 및 출자전환
30억 원을 장기간에 걸쳐 분할 변제하는 계획 수행
건전한 재무상태로 회복하여 재회생 불필요한 수준 달성
대법원 2016마5352 결정은 회생계획의 인가요건인 수행가능성을 판단할 때, 회생계획에서 정한 채무를 모두 변제하고 장래 다시 회생절차에 들어오지 않아도 될 정도의 건전한 재무상태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채무조정 후 예상되는 매출, 영업이익, 인건비, 원재료비, 조세, 운전자금 등을 고려하여 회생계획상 변제금을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회사의 사업수익성과 전체적인 채무부담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없지만, 매출대금의 회수시기와 대출금·매입대금 등의 지급시기가 일치하지 않아 일시적으로 지급곤란이 발생한 경우에는 파산보다 회생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확정된 매출채권이나 공사대금 등의 회수가 늦어져 일시적으로 운전자금이 부족하지만, 해당 채권이 회수되면 정상적인 자금흐름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매출대금의 회수시기보다 대출금 상환기일이나 매입대금의 지급기일이 먼저 도래하여 일시적인 자금수지 불균형이 발생한 경우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34조는 이미 파산원인이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서는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경우에도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나 전체적인 채무부담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없지만, 자금의 유입시기와 지급시기가 일치하지 않아 현재의 채무를 정상적으로 변제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회생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사업 자체의 수익성, 계속기업가치의 우위, 채무조정 후 수행가능성, 지급곤란의 일시성이 인정된다면 파산보다 법인회생을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담보재산 보전, 채권자 회수액, M&A·신규투자 및 인가 가능성을 이어서 살펴봅니다.
사업 자체에서 정상적인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이 발생하는지 여부
회사를 청산하는 것보다 계속 운영할 때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여부
채무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한 뒤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를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지 여부
사업 자체의 부실이 아니라 만기집중·운전자금 부족 등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인지 여부
파산보다 법인회생이
필요한 경우①